커피중독자의 일상
결혼 전까지 나에게 커피는 그저 맥X 커피믹스가 전부였고
주로 담배 한 개피에 곁들이는 기호식품 정도였다.
결혼 후에도 한동안은 아내가 좋아했으니까 마셨지
내가 마시고 싶어서 마신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음.
그러다가 2015년부터인가? 아내가 아침마다 커피를 싸주기 시작하고
매일 텀블러로 싸주는 커피를 마시다보니
어느 순간 커피 없이는 못 사는 몸이 되어버림.
나름 커피에 대한 취향도 생기게 되었음.
그동안 휴일 오전에 아내와 마시는 커피는
달달한 디저트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아했지만
이제는 커피가 더 좋은 것 같다.
(물론 같이 먹는 디저트도 여전히 좋다.)
지금 동네로 처음 이사왔을 때에는 동네에 맛있는 커피 안주(?)를 파는 곳이 없었다.
덕분에 그 전의 동네의 타르트집이 무척 그리웠다.
(메종 드 타르트의 레몬 타르트는 솔직히 아직도 생각난다.)
다행히 2년 전에 괜찮은 곳이 생겨서 애용하는 중.
심지어 여기는 커피도 맛있음. 사장님도 친절함.
코로나 때문에 작년부터는 디저트만 사오고 있지만,
상황 괜찮아지면 다시 휴일 아침에 종종 방문할 것 같음.
대학교 2학년 때 후배 앞에서 에스프레소를 시켜놓고
농축된 한약같은 씁쓸함에 어쩌지 못하고
입술에 커피만 뭍히고 말았던 이불킥 할 것 같은 기억이 있음.
그 이후 20여년 만에 밖에서 처음 시켜 먹은 에스프레소인데,
반자동 커피머신에 대한 뽐뿌가 강하게 찾아옴.
덕분에 아내하고 하루 종일 커피 머신 이야기만 한 것 같음.
그동안 일리 프란시스 x7.1로 내린 에스프레소로 만족하고 있었는데
이젠 캡슐머신으로는 안 될 것 같다.
봄이 와서 배란다 카페 개장.
한동안은 날이 좋아서 종종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코로나 덕분에 생긴 소소한 즐거움이랄까.
물론 날도 좋아야 하고 미세먼지도 괜찮아야 하지만...
부부가 둘 다 그릇 사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편..
물론 닥치는 대로 사지는 않는다. 놔둘 공간도 없고...
보통 사게되면 아내가 먼저 고르고,
나는 지름에 대한 동의를 하느냐 마느냐 정도인데
저 잔은 내가 용돈으로 질러버림.
(나는 안경 쓴 라이언이 참 좋더라.)
다양한 커피잔도 커피를 마시는데 즐거움을 주더라.
올해 초에 모아본 스타벅스 플레이모빌...
조이 캐릭터는 폭설 내리는 날이어서 그런가
나 말고는 사는 사람 못봤었는데,
준 캐릭터부터 사람이 몰리더니
다른 캐릭터는 구하기 힘들더라.
스타벅스 크루들이라 커피 놓고 사진 찍을 때 종종 애용하게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