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역] 서령
워낙 유명한 집이기도 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고기리막국수 사장님의 스승이라고 하시니
언젠가는 한 번 가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또 서울에 매장을 여셨고, 이동 동선에 딱 들르기 좋은 곳에 있네..
그렇다면 무조건 방문해야지..
개인적으로 맛집 찾을 때 가장 신뢰하는 척도 중에 하나인 블루리본 서베이..
사실 사람이 많을까봐 걱정했는데,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영화 보고 천천히 걸어가니
2시를 훌쩍 넘겨서 그런가, 빈자리가 그래도 좀 있었다..
그런데 자리 상태를 보니 점심시간에 오면 한참 기다렸을 수도 있었겠어..
면수가 좋은 사람도 있고, 메밀차가 좋은 사람도 있을텐데..
특별히 호불호는 없어서.. 이날 날이 조금 추워서 따뜻한 메밀차가 유독 좋았음..
확실히 새로 오픈한 매장이라지만, 태블릿으로 주문 받게 되어 있는 부분이라던가
넓은 테이블에, 테이블 사이의 간격도 적당히 있다는 점이라던가..
전반적으로 깨끗해보이고 답답하지 않아서 먹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음..
서령 순면으로 주문.. 수육이나 만두까지 먹을 배는 아니었거든..
메뉴를 보는데, 짜배기를 파는 게 신기하더라.
선주후면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제법 만족스러운 메뉴일지도..
냉면이 도자기 그릇에 담겨 오면 뭔가 추가점수를 주고 싶은 마음..
고명들을 깔끔하게 담아서 주는 것도 좋다.. 여러 모로 대접받는 기분이야.. ㅎㅎ
일단 육수 한 모금.. 충분히 존재감 있으면서도 깔끔한 국물이다..
면도 좋았고, 잘 만든 냉면이네..
다만 오이가 조금 튀는 느낌이었음.. 생오이가 아니라 절인 오이였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고명으로 얹어진 고기를 먹어봤는데.. 육향이 엄청 진하네..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에 양지수육을 꼭 먹어봐야겠어..
면만 식초에 적셔서 먹어보기도 하고, 육수에 섞어서 먹어보기도 했는데..
육수와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리더라..
난 주로 면을 숟가락에 올린 뒤 식초를 조금씩 부어서 먹었고..
거의 다 먹은 상태에서 육수에 식초를 넣어봤는데..
내 취향에는 그냥 면만 식초에 적셔 먹는 게 좋았음
봉밀가 배식초를 너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보니 기대를 했는데
배식초나 다시마식초에 비하면 조금은 심심한 느낌..?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좋았다.. 왜 유명한지 알겠다 싶었음..
예전 어느 냉면집에서는 면도 맛있고 육수도 맛있는데
면과 육수를 합치면 조금 별로였지.. 그런데 여기는 합쳐도 맛있었어..
올해 마지막 냉면이었다면, 유종의 미를 아주 훌륭하게 거둔 듯 하다..
이렇게 개인적인 평양냉면 랭크에 있어 상위권 순위가 또 조정되는 듯..
메밀로 만든 면 요리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곳이 고기리막국수인데..
스승도 만만치가 않구나.. 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지 알겠음..
다만 내 기준에서는 고기리막국수 사장님이 청출어람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