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고등반점
최근 몇 년간 괜찮은 간짜장을 먹어본 적이 없음..
올해 집에서 짜장에 도전했던 이유도..
맛있는 간짜장이 없으니 만들어서 먹겠다는 생각이었음..
그러던 와중 자주 가는 페이스북 그룹..
동아시아 면류학회에서 고등반점 이야기가 나와서 언젠가는 가봐야지 했는데..
아내랑 독감 예방주사 맞으려고 일정 짜던 와중에
동선이나 시간이 괜찮아 보여서 오늘 방문하게 됨..
이미 음식점에 들어가기 전부터 뭘 먹을지 생각하고 갔기에..
들어가자 마자 간짜장과 유니짜장을 주문하였음.
위생이다 불친절이다 이야기 하는 리뷰어들이 있었지만 솔직히 이 정도면 괜찮다 싶었다.
주차장이 좁은 건 좀 아쉽긴 했다. 직장인 점심시간에 오면 낭패 보기 십상일 듯..
점심시간 손님이 거의 식사를 마쳐갈 때쯤에 들어갔기에 평소에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오래 기다리지 않고 주문한 음식을 받을 수 있었음..
사실 최근에 간짜장이라고 시켜서 먹어보면 태반이 일반 짜장에 양파 새로 넣고 볶은걸 간짜장이라고 주더라.
솔직히 주방에 들이밀고 이게 간짜장이냐고 따지고 싶을 때가 많았음.
난 짭짜름하면서 고소한 간짜장을 먹고 싶은 건데
몇 년 동안은 간짜장을 시키면 그저 달달하고 양파 추가된 일반 짜장만 나왔거든.
그런데 고등반점 간짜장은 받자마자 맛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음..
일단 색깔만 봐도 춘장 넣고 새로 볶았다는 걸 알겠고..
짜장이 담긴 그릇을 가져왔을 때 얼핏 보이는 기름기를 보고 안심이 되었음..
비비기 전에 간짜장 소스 안에 있는 양파를 하나 집어 먹어봤는데
적당히 아삭아삭하게 잘 볶아서 나왔더라.
그리고 적당히 짭짤하면서 춘장의 풍미가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달지 않아서 좋았음..
혹자는 왜 계란 후라이가 없냐고 따질 수 있을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계란 후라이는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패스..
들어간 재료라고는 양파, 양배추, 돼지고기, 호박, 춘장 뿐이지만
원래 간짜장 재료가 이 정도니까 충분..
다만 덜 썰려서 큼지막한 양파가 한 조각 들어 있던 것은 조금 아쉽..
사실 짜장면이란 것이 맛없기 힘든 음식이고..
또 엄청 맛있기도 힘든 음식이라고 생각함..
어딜 가나 기본적인 수준은 해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요즘은 그 기본적인 수준이 많이 무너진 느낌이다.
분명 여기 간짜장이 맛있기는 한데, 최근 몇 년 동안 제대로 된 간짜장을 못 먹어봐서 그런가..
유달리 맛있게 먹었고 엄청 만족했음.
그리고 아내가 유니짜장을 조금 나눠줘서 먹어봤는데..
간짜장보다 유니짜장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유니짜장도 바로 볶아서 나온 느낌이었고 짜장 소스 인심도 유니짜장 쪽이 더 좋았다.
다만 가져다 준 소스를 생각없이 다 부어서 비비면 조금 짤 수도 있으니,
다음에 가면 조금씩 덜어가면서 비벼 먹어야겠음..
종이 포장지에 담겨져 있는 젓가락과 숫가락.. 얇게 썰려져 있는 단무지.. 쟈스민 차..
사소한 것들이었지만 이 부분들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음..
집에서 차로 대략 15분 정도 걸리던데, 앞으로 중국음식 먹고 싶을 때마다 찾아와서
못 먹어본 메뉴 하나씩 맛 볼 생각에 설랜다.
굴탕면이랑 잡탕밥 맛도 벌써부터 궁금해지고 있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