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성격은 아니라서 소재가 생겼다고 해서 블로그 글을 바로 바로 쓰지는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오늘은 리뷰를 당장 써야겠더라. 나 지금 흥분했어. ㅋㅋ
지금 사는 동네가 참 좋은 데.. 몇 가지 아쉬운 게 있다.
서브웨이, 던킨도너츠, 신한은행 ATM, 그리고 맛있는 떡볶이집...
주변에 학교도 많은데 괜찮은 떡볶이집을 보기가 어렵더라.
유명 프렌차이즈로 신전떡볶이가 있긴 하지만, 난 여기는 사람이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으로 간주하고 있다.
(캡사이신 때려넣고 대책없이 단 맛.. 이걸 맛있다고 하는 것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
감탄떡볶이(구 아딸)가 그나마 먹을만 했는데 요즘은 감탄떡볶이마저 매워지더라.
그러던 와중.. 동네에 괜찮은 김밥집이 없어져서 아쉬워하던 찰나
새롭게 분식집이 하나 생겼더라. 용기분식.
검색을 하다보니 예전에 율전동에서 용기떡볶이란 이름으로 장사를 하다가 이전한 듯..
포장하러 간 거라서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일단 매장이 깔끔함..
그리고 생긴지 얼마 안 됐는데도 손님이 제법 많았음..
직원분인지 사장님이신지.. 수다스럽지는 않지만 친절하셨음..
어묵도 팔고 있으니 겨울에는 어묵도 한 번 사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함..
일단은 무난하게 떡튀순 1인분씩 포장..
생긴 지 얼마 안 되서.. 몇 번 더 먹어봐야 정확히 평을 할 수 있겠지만, 오늘 먹어보고 엄청 만족했음..
순대는 거의 모든 분식점이 제품을 사서 쓰고 있는 거니까 별 기대를 안 했는데.. 어라? 맛있네?
제품을 좋은 걸 쓰시는 건지, 순대 관리를 잘 하시는 건지..
10여년 간 먹어온 분식집 순대 중에서는 제일 맛있게 먹었음.
역한 냄새 없이 맛있음. 간도 꽤나 촉촉하더라. 오소리감투도 꽤나 두툼했고...
튀김 중에 김말이랑 야채튀김을 먹을 때에는 그냥 잘 튀긴 김말이랑 야채튀김이라고 생각하면서 먹었는데..
튀김만두는 뭔가 다르다. 이거 일반 분식집에서 먹는 튀김만두가 아닌데?
일단 만두 사이즈부터가 좀 다르다. 만두소도 그냥 당면이 아니라 고기도 조금 섞여 있네?
당면이 대부분인 만두소이지만, 그 만두소가 제법 꽉 차있고 무척 촉촉했다.
뭐지? 설마 직접 만든건가? 튀김만두의 정체는 다음 번 갔을 때 꼭 물어봐야겠음..
고구마 튀김도 일반 분식집에서 볼 수 없는 두께더라.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얇은게 좋긴 하지만..
오징어 튀김도 엄청 두툼하고 좋았음.
그리고 제일 중요한 떡볶이..
처음에는 감자크림소스를 섞지 않고 먹어봤다. 흠.. 그냥 특별할 거 없는 떡볶이네..
고추장을 많이 넣으셨네.. 뭔가 콤콤한 맛도 나네.. 시골스러운 느낌인데..
밀떡이라 아내가 좋아하려나.. 일단 맵지는 않으니 아내가 먹긴 하겠군..
뭐 이런 생각하면서 별 기대없이 감자크림소스를 섞어서 한 입 먹었는데..
응? 이렇게 맛이 변한다고?
감자크림소스 없이 먹었을 때의 단점이 바로 상쇄가 되네.
콤콤함은 사라지고 단맛이 더 올라오더라. 감자크림소스가 밸런스를 잘 잡아주는 느낌?
시골 낡은 초가집이 모던한 이미지의 전원주택으로 변신하는 것 같은 맛이랄까. ㅋㅋㅋ
물론 최애 떡볶이인 나누미떡볶이에는 견주지 못하겠지만,
동네에서 이 정도면 어지간한 프렌차이즈나 근처 분식집은 다 씹어먹을 수 있다고 본다.
이사 온 지 5년만에 드디어 동네에 맛있는 떡볶이집이 생겼다.
외식의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반가움에 급하게 글을 올리다보니,
맛있게 먹은 감동이 잘 전달되었나 모르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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