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집에서는 드립 커피를 마시거나 캡슐 머신을 사용하는 정도였는데..
작년부터 반자동 에스프레소머신 뽐뿌가 오기 시작했음..
이런 저런 제품들에 관심을 가졌지만, 결론은 브레빌 870..
단점도 있는 제품이지만, 이정도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었음..
물론 이쁘게 생긴 것도 선택에 큰 영향을 줬음..
유라 전자동 머신도 같이 고민을 했었지만
개인적인 미학에는.. 디자인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단 말이지..
이리저리 알아본 바에 따르면 브레빌 870을 사용할 때
심한 강배전 원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프렌치 로스팅이나 이탈리안 로스팅 정도는 곤란하다는데..
이 정도로 로스팅하는 건 별로 본 기억이 없는걸.. -ㅅ-)a
어쨌거나 풀시티 로스팅보다는 덜 로스팅 한 원두를 사는 걸로..
브레빌 870의 경우 그라인더가 머신에 일체형으로 붙어 있다보니..
호퍼에 원두를 넣어두고 쓰시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음..
그런데 에스프레소 추출할 때의 열기가 전달이 안 될 수가 없는 구조이다 보니
호퍼에 원두를 계속 넣어두고 쓰다 보면 원두가 변질되기 쉽겠다는 생각이 듬..
그래서 나는 필요한 만큼만 계측해서 쓰고 있음..
분쇄 크기는 브레빌 870 기준 7에 맞춰놓고 쓰고 있음..
숫자가 낮아지면 분쇄된 가루의 크기가 작아지는 식의 구성이니
에스프레소 뽑을 때 압력이 모자라면 숫자를 낮추고
반대로 압력이 너무 높으면 숫자를 높이는 식으로 조절하면 됨..
원래는 한 번 가볍게 누르면 자동으로 셋팅된 양이 분쇄되도록 되어 있지만
이게 머신이 원두량을 무게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기준으로 분쇄하다보니
오차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음..
그래서 호퍼에 원두를 넣고, 그 원두가 다 갈려서 나올 때까지 수동모드로 분쇄하고 있음..
그라인더에 눌리는 부분을 꾹 누르고 있으면 계속 분쇄가 되고 힘을 빼면 분쇄가 멈춘다..
원두가 다 갈리는 때는 소리로 판단할 수 있는데, 영상을 보면 좀 이해하기 쉬울 듯 하다.
처음에 브레빌 870에 대해 알아보면서 꼭 사야겠다고 생각한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인 도징링.. 만약 이게 없다고 생각해보면..
매번 원두 분쇄할 때마다 흘리는 양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됨..
원두가 아까운 것도 있지만.. 깔끔하지 못한 내 성격상 사방에 가루가 날릴텐데..
아마도 정리 제대로 못한다고 아내한테 암살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음..
단순히 분쇄된 원두를 포타필터에 담을 때 뿐만 아니라
탬핑 전에 쌓여 있는 원두를 정리할 때도 도징링이 있으면
흘리지 않고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음.. 꼭 사야 하는 아이템인 듯..
탬핑 하기 전에 싱글샷 추출 버튼을 눌러서 잔을 미리 데워놓는다.
버튼 한 번만 눌러놓으면 되다 보니 잊어버리지만 않으면 쉽게 할 수 있음..
원두가 분쇄되었다고 해서 가루가 균일하게 쌓여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겠지..
그래서 침칠봉으로 분쇄된 커피가루를 뒤적거리면서 섞어준다.
바텀리스 포타필터를 쓰지 않아서 이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체감은 못하지만
내 기준에서 아직까지 별다른 실패 없이 에스프레소가 내려지고 있다보니
매번 빼먹지 않고 해주는 작업이다.
이 때 원두가루를 적당히 평평하게 정리하고 탬핑 단계로 넘어간다.
탬핑 매트에 대고 살살 두드리면서 쌓여있는 커피가루를 정리한다.
탬핑 전 단계의 작업이기도 하지만
그냥 도징링을 빼면 커피가루가 사방으로 날리기 때문이기도 함..
이 때 탬핑 매트가 없으면 두드리기도 애매하고..
이 과정에서 조금씩 흘리는 커피가루 정리하기도 힘들었을 듯..
반자동 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내릴 때 가장 난이도 높은 작업이
아마 탬핑 작업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때 디스트리뷰터가 엄청 크게 도움이 됨..
필요한 높이를 미리 셋팅해두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손 댈 일 없음..
그저 포타필터에 끼우고 빙빙 돌리면 탬핑 작업이 거의 마무리 됨..
아.. 디스트리뷰터의 높이는 브레빌 870 샀을 때 딸려 오는 레이저 툴이 있는데
그걸 기준으로 맞췄음..
탬퍼를 사용하기는 하는데, 이 때 힘을 크게 주지 않는 편이다.
디스트리뷰터로 잘 안눌린 부분이 있을 때 탬퍼로 정리해 주는 정도?
힘을 주기 보다는 그냥 지그시 눌러만 주는 정도로 정리한다.
탬퍼에 스테인레스로 되어 있는 부분이
포타필터 끝부분에 맞춰지는 정도에 맞춘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탬핑 자체를 안 할 때도 있는데 생각보다 잘 내려지더라.
아메리카노를 만들 때에는 설탕을 쓰지 않지만
에스프레소를 마실 때에는 각설탕 하나 넣어서 녹여 마시는 걸 좋아함..
일반 설탕과는 풍미가 달라서 에스프레소를 내릴 때에는 꼭 라빠르쉐 설탕을 씀..
샷 내리기 전에 미리 잔에 담아둔다.
포타필터 손잡이가 'HOT WATER STEAM'에 오도록 돌리면
포타필터 결합까지 완료.. 이제는 본격적으로 에스프레소를 내릴 차례..
여러가지 변수들이 생길 수 있는 상황에서 기본 셋팅을 믿기는 힘들어서
조금은 귀찮아도 매번 수동 모드로 내리고 있음..
수동으로 내리는 방법은 싱글샷이건 더블샷이건 추출 버튼을 그냥 누르고 있으면 됨..
누르고 있으면 프리 인퓨전 모드로 들어가고, 손을 떼면 추출이 시작됨..
싱글샷일 때에는 6초, 더블샷일 때에는 8초 정도 누르고 있는 편이다.
그리고 추출은 들어간 원두의 약 2배 정도로..
싱글샷이면 18g, 더블샷이면 36g 정도로 추출한다.
영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압력 바가 에스프레소 존에 맞춰지도록 셋팅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압력 바가 에스프레소 존 오른쪽 끝에서 한 칸 정도 모자라게 내림..
브레빌 870을 산 지 이제 두 달 정도 되었는데, 1주일에 대여섯 번 정도 사용하나..
그럼에도 에스프레소 뽑아내는 과정이 아직 완전히 손에 익지는 않았다.
그래서 매번 단계별로 신경쓰지 않으면 실수를 종종 하더라고..
나는 집에서나 내려야지.. 매장에서 계속 주문 받는 바리스타라면 꽤나 스트레스 받을 듯..
새삼 스타벅스에서 왜 전자동 머신을 도입한다고 하는 지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
추출 후에 포타필터에서 커피 퍽이 예쁘게 잘 뽑히면
뭔가 오늘의 커피도 성공했다는 느낌을 받게 되더라..
유튜브 보면 물퍽이 되었다는 경우들도 많던데..
아직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음..
(이렇게 잘난 척 하다가 언젠가는 당하겠지..;;)
마지막으로 포타필터 분리된 상태에서 싱글샷 버튼을 눌러서 물을 한 번 내림..
이 때 생각보다 커피가루가 많이 나오더라..
여기까지가 브레빌 870으로 에스프레소 뽑는 과정..
대충 10분은 그냥 날아가더라..
그래도 이정도 노력을 기울이는 게 전혀 아깝지 않은 맛..
사무실에서 쓰는 캡슐 머신이 많이 아쉽게 느껴지더라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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