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인치, 16인치 맥북이 새로 나오기도 했고, 슬슬 신학기 시즌이 되어서인지
요즘 맥북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아보임..
그래서인지 맥북을 사는 게 좋을지, 어떤 맥북을 사는 게 좋을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보게 됨..
내가 하는 말이 정답일 리는 없겠지만, 나하고 비슷한 정도로 맥북을 사용할 사람들에게는
이런 글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글을 써보려 함..
..
"나에게 과연 맥북이 필요한가?"
물론 당신이 돈이 많다면 이런 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
그냥 제일 마음에 드는, 제일 좋은 모델을 사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다보니 가장 합리적이고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사려고 고민하는 것일테고..
그렇기에 이 글이 필요한 사람은 새롭게 맥북을 써보고자 하는 사람..
아마도 대학생이나 직장인이지 않을까 싶다.
아마 일 때문에 맥북을 사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 글을 볼 필요 없이
본인에게 필요한 스펙의 맥북을 살테니까.
...
"저는 이런 이런 상황인데 제가 맥북을 사도 괜찮을까요?"
주로 카페나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이런 식이다.
이 질문은 뒤집어서 이야기 하자면 결국 지금 나에게는 맥북이 필수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맥북이 정말 필요하다면 이런 질문 안 하고 그냥 샀겠지. -ㅅ-)a
좀 더 알아듣기 쉽게 위의 질문을 정리하자면,
"당장 필요하지도 않지만, 뭔가 감성적인 부분이나 새로운 경험을 위해 맥북을 사고 싶다."이다.
즉 지금 내가 맥북을 사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적당한 가격의 윈도우즈 노트북이나 다른 전자제품을 사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거다.
물론 우리가 언제나 합리적인 결정만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어차피 지금 이 글을 보는 당신도 머리로는 맥북이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잖아?
..
"대학생인데 맥북을 사도 괜찮을까요?"
이제 새로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맥북은 뭔가 도전해야 할 대상으로 보일 것이다.
뭐... 이건 이미 다니고 있는 대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대학을 입학하면서 새롭게 노트북을 사거나 PC를 바꿀 기회도 생겼는데
이 기회에 맥북을 사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 것이다.
심지어 대학생이면 할인도 받을 수 있고, 몇 년간의 추세로 보자면
1월부터 신학기 프로모션을 진행해서 맥북을 사면서 에어팟까지 공짜로 얻을 수도 있다.
(2021년 신학기 프로모션 때에는 에어팟 2세대를 공짜로 줬지..)
맥북 자체의 디자인도 멋지고, 잘은 모르겠지만 애플 기기끼리 연동성이라는 것이 있으니
왠지 쓰다보면 나도 스마트하게 애플 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이걸 핑계 삼는다면 아이폰에 아이패드까지 갖출 수 있을 좋은 명분이려나..)
게다가 스타벅스 출입도 부담없이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런 이유라면 난 반댈세..
..
내가 대학을 떠난 지가 제법 오래 되었음에도 일의 특성상 대학생들을 종종 만나는데..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어려움 중에 하나가 시간이 모자라다는 것이다.
물론 물리적으로 정말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쉴 때도 있고, 연애도 하고, 빈둥거릴 시간은 분명 있다.
하지만 과제나 시험에 쫓기다보면 정말 잠깐의 시간이 정말 아까울 때가 많다.
그런데 만약 내가 발표날 당일 강의실에서 조별 과제로 작성한 PPT파일을 열었는데
글씨 폰트가 내가 작업한 것과 다르게 나오고 줄 맞춰놓은 것이 다 틀어졌다면?
혹은 수업 시간에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친구들의 노트북에서는 잘 구동되지만
내 맥북에서는 구동되지 않는다면?
윈도우즈 노트북을 쓴다면 전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인데
맥북을 쓰면서 그런 수고로움과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당신이 다른 윈도우즈 PC에서 발표자료를 열어서 점검하고 수정할만한
시간적, 정신적인 여유가 있다면 괜찮겠을거야.
하지만 실제로 과제를 할 때 그런 여유가 있었는지 잘 생각해보길..
앞으로는 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여태까지 못했다면 앞으로도 하기 힘들다는 것도 기억했으면 한다.
잘 생각해봐라. 앞으로는 안 그럴 거라는 이야기는 이미 많이 해봤을 것이고
실제로 안 그랬는지도 생각해보길... 아마 대답은 '아니오'일 것이다.
그리고 추가로.. 혼자 하는 작업이라면 나만 고생하면 그만이지만
이게 팀 과제라면 어떨까? 특히나 당신이 대학원 신입생이라면?
그냥 고민하지 말고 그램을 사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씽크패드..)
...
"맥북에는 많은 장점들이 있어서 꼭 써보고 싶어요."
나도 1년 정도 맥북을 쓰면서 느끼고 있지만 정말 좋은 제품인 건 맞다.
M1 에어를 쓰는데 배터리가 60% 이상 정도만 있어도 반나절 정도는 충전기 없이도 잘 쓸 수 있다.
100% 충전해놨으면 하루 종일 들고 다녀도 전혀 부담이 없다. 전성비가 정말 좋다.
게다가 팬리스 설계라서 소음도 없다. 일상적인 작업에는 발열도 느끼지 못한다.
액정 화질도 훌륭하고 통알루미늄을 깎아서 만든 바디도 참 매력적이다.
스피커도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회사 제품을 생각하면 참으로 훌륭하다.
언제든지 펼치기만 하면 바로 화면이 켜져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서
내가 하려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냥 펼쳐놓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프로들이 쓰는 장비를 나도 쓰고 있다는 생각에 뭔가 고양되는 느낌이다.
..
그런데.. 이거 사서 뭐 하실 건가요?
웹서핑, 유튜브, 넷플릭스 정도라면 굳이 맥북을 사야 할 이유가 있을까?
오히려 아이패드를 사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대학생의 공부에 아이패드는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공부해보니 맥북보다는 아이패드가 훨씬 도움이 되더라.)
나도 지금 맥북 잘 쓰고는 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맥북보다는
i5 8세대 이후 CPU가 들어간 중고 노트북을 사는 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새로 접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공부해야 할 것도 많다.
윈도우즈에서의 폴더 개념과 맥에서의 개념은 약간 달라서 처음에 좀 헤맸다.
단축키도 다르고 한영 전환할 때 항상 헷갈린다.
(사무실에서는 윈도우즈를 쓰다보니 더욱 그렇다.)
..
그리고 맥북을 산다고 끝이 아니다.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한다.
포트라고는 USB-C 단자 2개 밖에 없어서 독이나 허브도 추가구매 해야하고
윈도우즈에서는 공짜로 잘 쓰던 프로그램이 맥으로 넘어오면 유료로 바뀌어 버린다.
돈주고 쓰던 윈도우즈 프로그램을 맥에서는 못 쓸 때도 있다.
게다가 이번 M1 에어 같은 경우 액정 이슈도 있는데
애플케어까지 가입하게 되면 그 가격도 만만치 않다.
..
정리해보자.
"맥북을 사도 될까요?"라고 물어본다면 "살 필요 없으세요."라고 대답하고 싶다.
하지만 사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나 이번 M1 맥북은 정말 좋은 제품이 맞다.
다만 약간의 제한점이 있는데 그 제한점이 "한국의 대학생"에게는 매우 귀찮은 일이라서 그렇다.
하지만 여기까지 이야기 했음에도 당신은 아직도 맥북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렸을 것이라고 본다.
원래 맥북병은 사야 낫는 거다. 일단 나도 샀고... -ㅅ-)a
그래서 다음글에서는 맥북을 사기 위한 명분을 이야기 해보려 한다.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잘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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