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나의 최애 중국음식점..
하지만 수원에 사는 우리가 가기에는 생각보다 먼 곳..
난 매번 생일 기념 외식에 오마카세를 갔지만
올해는 여기가 땡기더라.. 간만에 셰프 코스를 먹으러 방문..
내가 맛집을 찾을 때 비교적 신뢰하는 척도가 바로 블루리본 서베이..
가끔 이름값으로 뽑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여러 해 블루리본 받으면 어지간하면 맛있더라.
수요미식회에서 짜장면이 맛있다고 했었지..
하지만 난 정작 여기에서 짜장면을 먹은 적이 한 번도 없음..
여기는 짬뽕과 볶음밥도 어마어마하거든.
3층은 처음 올라와봤음..
코스요리를 주문하면 3층으로 안내해주는 듯 함..
코스요리 안 먹으면서 3층 룸 이용하려면 따로 돈을 더 내야하는 듯..
조용해서 좋더라.
예전에 셰프 코스를 먹을 때에도 배부르다 느꼈는데..
앞으로는 셰프 코스말고 양이 좀 더 적은 걸 먹어야겠다.
룸의 문은 닫혀있고.. 지나가면서 안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직원분이 참 적절한 타이밍에 음식을 가져다 주더라.
너무 급하지도 않고, 먹을 거 충분히 먹고
'다음 음식은 언제 나오지?'라고 생각할 때쯤에 음식이 나오더라고..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걸로 기분이 좋아진다.
겨자소스는 알아서 뿌려먹도록 따로 줌..
그릇에 있는 겨자소스를 냅다 때려 부으면 울면서 후회할 수 있음..
우리는 절반 정도 넣으니 취향에 맞았음..
마지막으로 셰프 코스를 먹은 게 꽤나 오래전이긴 했는데..
뭔가 달라졌다 싶더니 이게 달라진 거였음..
전에 먹었을 때에는 해물누룽지탕이었고, 그게 꽤나 맛있었다.
게살스프 자체도 나쁘진 않았지만, 예전 누룽지탕이 훨씬 맛있었어.
처음 셰프 코스 먹었을 때도 이 호유소스 아스파라거스 전복 요리가 인상 깊었는데
여전히 맛있었음.. 부드러운 전복의 식감이나 아삭거리는 아스파라거스의 식감도 좋았다.
진짜 전복을 어떻게 익히면 이렇게 부드럽게 되는 건지..
그리고 두툼한 아스파라거스를 아삭함이 살아있는 채로 익혔는데 이게 또 좋았음.
이 요리는 식감만으로도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듯..
이 요리의 맹점이라면.. 어향가지를 한 입에 넣어서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잘 즐길 수 있을 듯 한데..
그렇게 먹었다가는 입안이 홀랑 타버린다.
어쩔 수 없이 숟가락으로 4등분 해서 먹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럼에도 너무나 맛있게 먹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림새우가 너무 달 것 같아 깐풍새우로 바꿈..
압안에서 터지는 새우의 맛이 참 좋았다.
난 탕수육은 부먹이건 찍먹이건 크게 신경 쓰진 않는 편이다.
굳이 따지면 볶먹이 제일 좋은데.. 여긴 찍먹 스타일로 나오네.
처음 나왔을 때는 양이 너무 허접해 보여서 조금은 실망했음..
그런데 먹어보니.. 이야..
몇 조각 안 되지만, 튀김 안에 고기가 꽉꽉 차있네
그리고 등심으로 했을텐데 탕수육이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지??
그래서 탕수육의 양이 더 아쉬웠을지도 모르겠다.
(이래놓고 아내꺼 하나 훔쳐먹음..)
예전 생각하고 식사메뉴는 당연히 볶음밥과 공부탕면을 시키려고 했는데..
공부탕면은 없고 백짬뽕과 굴짬뽕이 새로 생겼더라.
백짬뽕도 충분히 맛있었는데.. 볶음밥은 정말 넘사벽이었음..
밥알 하나 하나가 정성스럽게 볶아진 느낌..
그 와중에 파란 채소는 비타민인 것 같은데
아삭함이 남아있게 적당히 익혀서 기름진 볶음밥 안에서
상쾌함을 줘서 기분이 좋았음.
정말 볶음밥 대신 기름떡밥 주는 중국집들은 반성해야해.
난 면을 좋아해서 식사메뉴는 어지간하면 면을 고르지만
다음 번에 온다면 아내랑 메뉴가 겹치더라도 볶음밥을 먹어야겠어.
(이래놓고 결국은 짬뽕 먹겠지..;; 그런데 여기 짬뽕도 엄청 맛있음..)
나중에 계산할 때 물어보니 망고랑 뭔가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여튼 상큼한 맛의 디저트여서 코스의 마무리로 좋았음..
물론 전분으로 된 저 버블 같은 건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ㅋㅋ
몇 년이 지났음에도 가격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서 좋았고..
여전히 훌륭한 코스 요리였음..
그나저나 우리 부부가 나이를 먹어가며 먹는 양이 줄다보니
다음번에 올 때는 조금 양이 적은 다른 코스를 먹을 듯..
(이래놓고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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