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아내와 서울 나들이 나왔음.
여전히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건 부담스러웠지만,
다행히 사람들과 많이 마주치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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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직장 동료가 미국 여행 가서 사다 준 블루보틀 원두를 맛있게 먹어서
블루보틀 매장이 생긴다고 했을 때 꽤나 기대를 했었음.
언젠가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드디어 오늘 삼청점에 갔는데...
굳이 우리가 돈 내고 갈 일은 없을 것 같고, 꼭 가야 한다면 지브랄타나 놀라플로트 중에 하나를 먹을 듯..
2층 매장에서 지브랄타 만들 때 상하목장 우유 쓰는 거 보고 기대를 했건만
드립 커피를 먹은 아내는 꽤나 많이 실망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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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이면 단풍은 하나도 안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단풍이 제법 남아있어서 좋았음.
간만에 아내와 삼청동 나왔는데, 문 닫은 집들이 많아서 놀랬음.
코로나 영향이 크긴 큰가 보다. 월급쟁이인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해야지.
그래도 덕분에 아내랑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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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아내와 연애할 때부터 가보자고 말만 하다가 오늘 드디어 가 봄.
사람 밀릴까봐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문 열자마자 들어가기 창피하다나..
결국 간판사진 찍는다고 왔다 갔다 하면서 한 팀 먼저 들여보내고 들어감.
양과 가격만 생각하면 팥죽 한 그릇이 7천 원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임에도 깔끔하게 청소된 게 눈에 보이고, 안에 계시는 분들도 친절하시고,
약간 싸늘한 바람 맞으며 들어온 손님에게 내어준 따뜻한 둥굴레 차도 좋았고,
결정적으로... 팥죽이 엄청 맛있다.
팥죽에 뿌려진 계피가 낯설었지만 예상 외로 정말 잘 어울렸고, 밤과 은행의 조합도 꽤나 훌륭했다.
무엇보다 안에 있는 찹쌀떡이 너무 좋았다.
생각해보면 찹살떡 안에 팥 넣으면 맛있는데, 팥이 밖에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 납득이 되더라.
떡이 질길까봐 걱정했는데, 숟가락으로 슬쩍 누르기만 해도 찢어질 정도로 부드러웠음.
결국 돌아오는 길에서도 아내와 팥죽 이야기를 하고 있을 정도였음.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입맛도 결혼 전에 고려해야 할 중요한 조건인 것 같다.)
어쨌거나 나중에 꼭 다시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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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한옥마을은 아내와 종종 놀러 오는 곳인데
여기에 이렇게 사람 없는 거 처음 봤다.
덕분에 정말 조용하고 좋았음.
사람 한 명도 안 나오는 사진 찍고 싶었지만
밑에서 아예 방송 장비 조립하고 계시길레 포기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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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면서 잠깐 들른 정독도서관..
몇 년 전 봄날에 아내와 여기 와보고, 앞으로 종종 놀러 오자고 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왔음.
사람은 별로 없었는데 비둘기가 사람보다 더 많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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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과 북촌.. 정독도서관을 거친 다음 창경궁 담길 따라서 성균관대까지 걸어감.
우리의 목표는 나누미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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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노래 부르다가 결국 왔다.
줄 서 있으면 어쩌나, 사람 많으면 어쩌나 했는데
(사람 많으면 명동교자 갈 생각하고 있었음.)
점심시간 좀 지나서 간 덕분인지 비교적 한적한 상태에서 먹었음.
오늘따라 떡이 말랑말랑해서 좋았음.
여긴 여전히 맛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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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로 성균관대 명륜관 은행나무 구경하고 돌아옴.
눈으로 본 것보다 사진이 더 좋아 보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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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나들이 가서 2만 보 넘게 걸어 다녔더니
돌아오는 버스에서 기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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