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2022년 냉면투어의 마지막일 듯..
여기를 꽤 오래 전부터 가보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계속 가는 걸 미루고 있었음..
7월에 간만에 아내와 서울에서 데이트를 하면서 들러보려 했건만..
중간에 지인이 코로나 확진되었다는 연락을 듣고 검사받으러 돌아오느라.. ㅠㅠ
어쩌다보니 1등으로 입장했는데.. 원래는 이렇게 일찍 갈 생각이 아니었..;;
중간에 커피 마시기에는 일정이 애매해서 그냥 집에서 커피 마시고 바로 나갔는데
영하 10℃ 아래로 떨어지는 날씨라서 그런가.. 대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
여름에는 대기열이 좀 길었다고 들었는데..
덕분에 20명 한정으로 주문할 수 있는 서관면상을 주문할 수 있었음..
처음에 도착해서 뻘쭘하게 문앞에 서서 사진 찍고 있는데,
직원분이 안에서 기다려도 된다고 안내해주더라.
덕분에 안에 들어와서 편하게 대기할 수 있었음..
이 작은 친절이.. 단순히 배려를 받았다는 것만이 아니라
오픈시간 전에 이미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는 것으로 느껴지더라.
(음식 먹기도 전에 이렇게 만족해버리면 안 되는데..;;)
보통 평양냉면을 먹으러가면 면수를 주는데.. 여기는 따뜻한 메밀차를 주더라.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세심함이 무척 마음에 들었음..
메밀차로 손을 녹이고 있는데.. 이 추운 날에도 사람들이 꾸역꾸역 들어오더라..
주문한 면상을 받자마자 '헙'소리가 절로 나왔음..
무슨 권세있는 양반님댁에 초대받아 한상 거하게 대접받는 느낌의 음식들이 나옴..
이 가격에 이런 구성이라면 오픈런에 도전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어 보이지 않나..?
부지런히 사진을 찍고 호박죽부터 먹어보는데.. 음..? 좀 차가운데..??
날이 추워서 그런건가? 그러기엔 좀 많이 식은 느낌이다..
샐러드는 무슨 드레싱을.. 드레싱이 없는데..? 원래 이렇게 주는건가?
감자채전은 어떨까? 이것도 차가운데..;;
반상의 메뉴는 참 좋았는데.. 날이 추워서 그런 것인지 미리 해놓은 걸 꺼내온건지..
메뉴들이 전반적으로 차가워서 좀 아쉬웠다.
냉면도 비쥬얼은 아주 훌륭하다. 담음새도 좋았고..
오랜만에 본 실고추는 정말 반가웠다. 요즘 이런 걸 쓰는 음식점이 아직 있구나..
맑은 육수에 깔끔하게 잘 정리된 면이 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다.
먹기 전에 육수 한 숟가락.. 무척 담백하군.. 그냥 먹기에 좋은 맛이다.
면도 좋았다. 식감이나 풍미 모두 만족스러웠다.
꾸미로 들어간 우거지는 조금 달큰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같이 나온 백김치는 평양냉면 먹으러 다니며 먹었던 것 중에 최고였다.
그런데 면하고 육수가 섞이니까.. 조금 아쉽더라.
육수의 간이 좀 약하다보니 면하고 섞이니까 좀 애매한 느낌..?
장충동 평양면옥에서는 약간은 짰던 육수가 면하고 섞이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맞았다면..
서관면옥은 개별로 놨을 때 느꼈던 만족스러움이 합쳐지면서 되려 서운해진다랄까?
슈퍼스타들이 잔뜩 등장하지만 집중은 오히려 더 안 되는 올스타전 같은 느낌..
그런데 뭔지 모를 허전함이.. 약간의 다시마식초로 해결되는 느낌은 있다.
냉면 그릇에 넣지 말고 면에 뿌려서 먹으라고 되어 있던데..
식초 그릇 구조상 뿌리기가 쉽지는 않아서.. 난 샐러드를 얼른 먹어버린 다음
그 그릇에 식초를 붓고 판소바 먹듯이 냉면을 찍어서 먹었음..
산미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과연 이래도 괜찮나 싶었는데..
평소에 먹던 평양냉면 맛은 아닌데.. 웃음이 날 정도로 맛은 있더라.
분명 맛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평양냉면"의 기준에서는 평가하기가 좀 애매하다.
(오히려 평양냉면이 익숙하지 않다면 더 입맛에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쉬움은 좀 남는다. 일반 평양냉면이 아니라 면상을 시켜서 느껴지는 아쉬움일 수도 있다.
매장의 청결함이나 직원의 친절함에서는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하지만 다시 올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다.
일단 교대역에 올 일이 별로 없기도 하고.. 가야할 평양냉면집들이 너무 많기도 하고..
뭐.. 맛박이 냉면이 궁금하긴 해서 언젠가 다시 오긴 하겠지.
아마 은평한옥마을 놀러가면 그쪽 분점에 한 번 가보지 않을까?
https://place.map.kakao.com/34321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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